3차전 아픔 딛고 4차전 세이브…LG 유영찬 "내일도 던지고 싶다"

(대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포연이 자욱한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마운드에 유영찬(LG 트윈스)이 올랐다.

유영찬이 투구를 이어갈수록 연기는 사라졌다.

유영찬은 3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 4차전 한화 이글스와의 방문 경기에 팀이 7-4로 역전한 뒤인, 9회말에 등판해 1이닝 동안 볼넷 1개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았다. 삼진은 2개를 잡았다.

전날 3차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유영찬은 29일 3차전에서 LG가 3-1로 앞선 8회말 1사 1, 3루에 등판해 ⅓이닝 동안 2안타와 2볼넷을 내주고 4실점 해 패전투수가 됐다.

당시 유영찬은 문현빈에게 좌중간에 떨어지는 빗맞은 적시타를 맞았다.

유영찬은 노시환을 삼진으로 처리했지만, 채은성에게 볼넷을 내줘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하고 황영묵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이어진 2사 만루에서는 심우준에게 2타점 역전 2루타를 얻어맞았다.

KS 3차전에서 '유영찬 카드'는 실패했고, LG는 3-7로 역전패했다.

유영찬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

그는 KS 4차전 9회말 첫 타자 손아섭을 시속 136㎞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루이스 리베라토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문현빈을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다시 기세를 올렸고 노시환을 시속 149㎞ 직구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팀 승리를 지켰다.

4-1로 앞서가던 한화가 마무리 김서현(⅔이닝 1피안타 2볼넷 3실점, 뒤를 이은 박성원이 ⅓이닝 3피안타 3실점으로 무너진 장면과 대조되면서, 유영찬의 세이브가 더 빛났다.

경기 뒤 만난 유영찬은 "어제 팀 승리를 지키지 못해서 마음이 무거웠다"며 "3차전에서는 마운드 위에서 너무 흥분해 제구가 흔들렸다. 오늘은 차분하게 던지려고 애썼다"고 밝혔다.

"너무 막고 싶은 마음에 평정심을 잃었다"는 유영찬은 "오늘은 '막는다'라는 생각을 안 하고, '차분하게 던지자'라는 단 한 가지 생각만 했다"고 설명을 보탰다.

때론 '망각'이 도움 될 때가 있다.

유영찬은 "어제 경기는 잊고, 오늘 경기에만 집중했다"며 "타선이 9회에 대량 득점(6점)을 해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9회초부터 몸을 풀었는데 팀 승리를 지켜 기쁘다"고 밝혔다.

LG는 7전 4승제의 KS에서 3승(1패)을 먼저 챙겼다.

30일 5차전에서도 승리하면, 2023년에 이후 2년 만에 KS 우승 트로피를 든다.

유영찬은 "KS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아도 던져야 한다"며 "(5차전에 등판하면 3연투지만) 모든 경기에 등판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내일도 던지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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