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만에 KPGA 첫 우승 김재호 "골프 선수 오래 하는 게 목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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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 롯데 2군 감독 아들, 2008년 데뷔 후 210번째 대회서 첫 승
(여주=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김재호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데뷔 18년 만에 첫 우승 감격을 누렸다.
김재호는 2일 경기도 여주시 페럼클럽에서 끝난 KPGA 투어 렉서스 마스터즈(총상금 10억원)에서 최종 합계 2언더파 286타를 기록했다.
황중곤, 이유석, 최진호와 함께 치른 연장 첫 홀인 18번 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을 홀 바로 옆으로 보낸 김재호는 유일하게 버디를 잡아내며 우승 상금 2억원을 받았다.
2008년 KPGA 투어에 데뷔한 김재호가 210번째 출전한 정규 투어 대회에서 첫 승을 따내는 순간이었다.
김재호는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에서 스타 선수로 활약하고 지금도 롯데 2군 사령탑을 맡고 있는 김용희 감독의 아들이다.
이번 대회 16번 홀(파3)에는 선수들이 직접 선정한 배경 음악과 함께 팬들 앞에 입장할 수 있는 이벤트가 진행됐는데, 김재호는 이때 롯데 응원가를 틀고 롯데 유니폼 상의를 입고 나와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승은 전혀 생각지도 못해서, 소감도 준비를 못했다"며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4라운드 마지막 18번 홀에서도 버디를 잡아내며 연장전으로 가는 막차를 탄 김재호는 "아버지 유니폼을 입은 것은 제가 원래 그런 것을 못 하는 성격인데, 대회 주최 측에서 (이벤트 관련) 준비를 많이 하셨다고 들었다"며 "또 제가 나이는 많지만, 캐릭터가 특별히 없어서 그런 '낭만 캐릭터'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1982년 1월생인 그는 43세에 정규 투어 첫 우승을 따냈다. KPGA 투어에서 만 40세 이후에 첫 우승을 달성한 것은 김재호가 통산 8번째일 만큼 '늦깎이 우승'이 됐다.
특히 43세 9개월에 첫 우승은 KPGA 투어 역대 최고령 첫 우승 기록이기도 하다.
김재호는 "아버지께서 평소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해라. 야구 선수들은 더 열심히 한다'고 격려해주셨다"며 "제가 유니폼을 입고 나온 것도 아마 모르고 계셨을 것"이라고 웃어 보였다.
그는 "체력이나 파워는 젊은 선수들에 비해 떨어지지 않았는데, 오히려 집중력이 한 번씩 흐트러지는 경우가 요즘 늘어나서 자신감도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위에서 '자신 있게 쳐라'는 조언도 해주셨지만, 저는 오히려 더 잘 안되더라"며 "이번 대회는 코스도 어렵고, 최근 제 샷도 좀 안 좋아서 긴장과 걱정 속에서 샷을 한 것이 부드러운 스윙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겸손하게 우승 요인을 밝혔다.
첫 승 숙원을 푼 김재호는 "제 친한 동료 선수들에게는 평소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에 가는 게 목표라고 얘기했다"며 "PGA 챔피언스투어로 가는 퀄리파잉스쿨이 없어졌다고 해서 목표 달성이 좀 어려워지긴 했지만, 목표는 죽을 때까지 오래 골프 선수를 하는 것"이라고 '대기만성형' 선수다운 목표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