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WBC서 미국 잡을 줄 누가 알았나…세계 놀라게 하길"
작성자 정보
- 먹튀잡자 작성
- 작성일
컨텐츠 정보
- 0 조회
- 목록
본문
요미우리 1군 타격 코치로 부임해 스프링캠프에 한창
"코치로 해보고 싶었던 것 원 없이 해…정말 재미있다"
(나하[일본 오키나와현]=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공식적으로는 16년 만에 요미우리 자이언츠 유니폼을 다시 입은 이승엽(50) 타격 코치는 여전히 요미우리 팬들에게 유명 인사였다.
요미우리 선수단이 동계 훈련을 소화하는 27일 일본 오키나와 나하 셀룰러 필드에서 만난 이 코치는 훈련이 끝난 뒤 일본 방송 인터뷰에 한창이었다.
일본에서 오랜 시간 지냈던 이 코치는 일본어로 질문을 듣자 통역 없이 곧바로 한국어로 답했다.
방송 인터뷰 마지막에는 유창한 일본어로 팬들에게 인사했고, 인터뷰를 진행한 리포터는 '평소 팬이었다'며 함께 사진찍기를 요청했다.
요미우리 '제70대 4번 타자' 출신인 이 코치는 지난해를 끝으로 KBO리그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벗었다.
그리고 작년 11월, 요미우리 현역 시절 동료였던 아베 신노스케 요미우리 감독의 부름을 받고 요미우리 1군 타격 코치로 부임했다.
셀룰러 필드 곳곳에는 이 코치의 사진과 깃발이 보였다.
일본 '히가시스포'의 다무라 안나 기자는 "요미우리 4번 타자는 특별해서 요미우리 팬이라면 이승엽 코치를 많이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 코치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요미우리에서 활약한 뒤 2011년 오릭스 버펄로스를 거쳐 2012년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에 복귀했다.
은퇴 이후에는 지도자 연수를 받는 대신 다양한 활동을 하다가 전격적으로 2023년부터 두산 지휘봉을 잡았다.
감독 부임 첫해와 두 번째 해는 가을야구에 나갔지만, 지난해 시즌 도중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해서 사퇴했다.
이곳 오키나와에서 이 코치의 하루는 일찍 시작된다.
그는 "선수들이 워낙 열심히 해서 아침 8시 전에 야구장에 나온다. 단체 훈련보다 개인 훈련 비중이 높은데, 타격 파트를 맡고 있다 보니 훈련 스케줄 내내 쉴 틈이 없다"면서도 "보통 오후 5시는 넘어야 일과가 끝나는 강행군이지만, 정말 즐겁게 지내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과거 선수가 아닌 지도자로 다시 겪어보는 요미우리의 훈련 분위기는 어떨까.
이 코치는 "한국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조금 무겁고 진중한 편이다. 주말에는 팬들도 엄청나게 몰려와서 나조차 한눈을 팔 수가 없다"면서 "그래도 훈련할 때는 또 재미있게 한다. 내가 현역으로 뛸 때와 분위기가 똑같다"고 설명했다.
과거 동료들이 이제는 코치진으로 뭉쳤다는 점도 이 코치에게는 든든한 배경이다.
이 코치는 "예전에 함께 뛰었던 동료들이 다 코치진에 포진해 있고 스태프들도 크게 변하지 않아서 호흡을 잘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KBO리그 팀의 '감독'에서 일본프로야구(NPB)팀의 '코치'로 자리를 옮기며 겪는 변화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코치는 "감독일 때와 코치일 때는 너무나도 다르다. 지금은 선수들에게 훨씬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며 "예전 감독 시절 코치들을 보며 '내가 나중에 코치가 되면 저렇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지금 원 없이 해보고 있다. 아베 감독은 물론 선수들과도 소통이 잘 된다. 코치로서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이 정말 재밌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 코치는 바쁜 일본 스프링캠프 일정 속에서도 곧 다가올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한국 야구 대표팀을 향한 애정 어린 조언도 잊지 않았다.
2006년 초대 WBC 대회에서 일본과 미국을 연파하며 4강 신화를 이끌었던 이 코치에게 국가대표 태극마크는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국제대회마다 해결사로 등장했던 그의 가장 유명한 별명은 '국민 타자'다.
최근 국제대회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한국 야구의 현실을 짚은 그는 "국가를 대표해서 나오는 선수들이라면, 승패를 떠나서 팬들이 납득하고 공감할 수 있는 경기를 펼쳐야 한다"고 당부했다.
일본과의 객관적인 전력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꺾이지 않는 투지를 강조했다.
이 코치는 "일본은 워낙 섬세하고 투수력이 좋아 레벨 차이가 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KBO에서도 철저하게 준비했을 것이다. 우리는 특유의 선후배 관계나 팀워크 면에서는 어느 팀에도 뒤처지지 않는다. 전력상 부족한 부분은 그런 끈끈함으로 메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이 코치는 "2006년 당시에도 우리가 미국을 이길 줄 누가 알았겠나"라고 반문하며 "야구공은 둥글고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우리 선수들이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와 집념을 보여주길 바란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야구가 절대 약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고,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믿음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