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회 결승포' 구자욱 "삼성은 새로운 왕조 구축 위해 성장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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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키움과 방문 경기, 0의 행진 깨는 연장 11회 결승포
(서울=연합뉴스) 삼성 구자욱이 29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의 방문 경기, 연장 11회초 결승 솔로 홈런을 친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길었던 0의 행진이 연장 11회초, 구자욱(31·삼성 라이온즈) 타석에서 끊겼다.
주장 구자욱의 결정적인 한 방으로 삼성은 29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벌인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 방문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날 구자욱은 0-0으로 맞선 연장 11회초 선두 타자로 등장해 볼 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이명종의 시속 124㎞ 체인지업을 받아쳐 오른쪽 담을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이 경기 유일한 득점 장면이었다.
경기 뒤 만난 구자욱은 "(연장 11회초) 선두타자여서 '무조건 살아 나가야 한다'는 생각만 했다"며 "운 좋게 잘 맞은 타구가 나와서 홈런이 됐다"고 담담하게 목소리로 떠올렸다.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구자욱은 "지금 무척 기분 좋은 상태"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삼성 구자욱이 29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의 방문 경기, 연장 11회초 결승 솔로 홈런을 친 뒤 포효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구자욱의 연장 11회초 우월 솔로포는 올 시즌 삼성의 148번째 홈런이다.
삼성은 10개 구단 중 홈런 1위를 달린다.
개인 한 시즌 최다인 24홈런(종전 22개)을 친 구자욱도 삼성이 '거포 구단'으로 도약하는 데 일조했다.
구자욱은 "이진영·배영섭 타격코치가 항상 '자신 있고, 편하게 치라'고 격려해주신다. 전력분석팀과 미팅할 때도 분위기가 좋아서 우리 타자들이 전체적으로 힘을 얻는 것 같다"며 "많은 분의 도움 속에 많은 홈런이 나왔다"고 공을 코치진과 전력분석팀에 돌렸다.
하지만, 구자욱은 홈런에 크게 욕심을 부리지는 않는다.
구자욱은 "홈런을 많이 치는 팀보다, 더 많이 이기는 팀이 강팀"이라며 "개인적으로는 2루타를 많이 치는 선수가 되고 싶다. 홈런은 이미 많이 쳐서 '30홈런'에 대한 욕심은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삼성 구자욱이 29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의 방문 경기, 연장 11회초 결승 솔로 홈런을 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구자욱은 '삼성 왕조 시절의 막내'였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시즌 연속 통합우승(정규시즌·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고, 2015년에도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삼성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시즌 동안 하위권에 머물렀다.
2012년 삼성에 입단한 구자욱은 군 복무를 마치고서 2015년부터 1군에서 뛰었다.
2015년은 삼성이 정규시즌 우승을 하고, 한국시리즈에서는 두산 베어스에 패한 해다.
삼성 유니폼을 입고 한국시리즈를 경험한 마지막 세대인 구자욱에게 올해 '한국시리즈 진출과 우승'의 꿈을 이룰 기회가 왔다.
삼성은 치열한 2위 경쟁에서 앞섰고, 1위 KIA 타이거즈도 4.5게임 차로 추격했다.
구자욱은 "우리의 노력이 올 시즌 결과로 나오고 있다"며 뿌듯해하면서도 "새로운 왕조를 건설하고자 어린 선수들이 커가는 과정인 것 같다. 아직은 부족한 팀이지만, 그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렇게 구자욱은 새 왕조 건설을 꿈꾸는 삼성의 새로운 구심점이 됐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오늘의 히어로는 긴 0의 행렬을 끊어준 구자욱이다. 주장이자 중심타자로서 팀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극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