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2002'에 박제…사회 변화 수용해 탈출 속도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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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체육기자연맹, 정연욱 의원과 '한국 축구 현재와 미래' 토론회 개최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최근 다양한 문제로 거센 비판에 직면한 대한축구협회와 우리나라 축구계가 여전히 '2002 한일 월드컵'에 머물러 있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선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체육기자연맹은 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정연욱 의원과 공동으로 '한국 축구의 현재와 미래에 관한 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 불발과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 국가대표 감독 선임을 둘러싼 논란 등을 계기로 한국 축구 및 대한축구협회의 현주소를 짚고, 개선 방안 등을 논의하고자 마련된 자리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윤영길 한국체대 교수는 "대한민국 축구는 여전히 2002년 월드컵 관성에서 자유롭지 않다"며 "2002 관성에 박제됐다"는 표현으로 현 상황을 진단했다.
윤 교수는 "국제 축구계에서 20년 전 패러다임은 대체된 지 오래지만, 여전히 대한민국 축구계는 20년 전 성공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면서 "약화한 축구협회의 다양성이 거버넌스에도 영향을 미쳐 여러 어려움을 자초하는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2002에 박제된 대한민국 축구가 탈출 속도를 얻으려면 사회 변동과 축구 환경의 변화를 수용하고 기민하게 적응해야 한다"면서 "2002 멤버를 한국 축구에서 배제하자는 것이 아니라, 지도자와 선수 육성, 거버넌스 검토, 환경 변화 반영 등으로 가속해가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용철 서강대 교수 진행으로 이어진 토론에는 이정우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장, 한준희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설동식 한국축구지도자협회장, 김세훈 경향신문 기자가 참여했다.
이정우 국장은 "축구협회를 비롯한 한국 체육 단체들이 환경 변화에 무지한 것 같다. '결과 지상주의'에 갇혀 시대에 뒤처졌다"면서 "운영에서 선수와 지도자가 배제되는 것은 물론, 팬이나 국민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도 아쉽다"고 평가했다.
이 국장은 7월 시작된 축구협회 관련 문체부 감사를 이달 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라는 방침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설동식 회장은 "축구협회 시스템 자체가 붕괴했다. 현장 지도자들과 교감도 전혀 없고, 의사소통이 단절됐다"면서 "협회에서 현장 목소리를 듣고 행정에 반영해달라"고 호소했다.
한준희 부회장은 "그간 우려를 낳고 혼란스러웠던, 잡음이 있었던 사안에 대해 협회 일원으로 무조건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린다. 기대치가 큰 만큼 욕을 많이 먹는다는 것에도 공감하고, 충족시키지 못한 것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다만 "지나친 왜곡, 과장이 있거나 갈등과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비난에 대해선 수긍할 수 없는 점도 많이 있다"면서 "비난할 때 협회의 시스템이 잘못돼 문제가 있는지, 현장·사회의 문제에 따른 것인지에 대한 구분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세훈 기자는 "대표팀 감독을 뽑은 것은 축구인들이다. 이것은 기술적인 영역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히며 "한국 축구가 강해지려면 재능 있는 선수들이 일찍부터 유럽으로 나가도록 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이 합심해서 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