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하영민 "우린 물음표 깨 왔던 팀…후배들 패배에 분노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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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붙박이 선발로 맹활약…9승에 150⅓이닝 역투
"매년 '작년 성적' 뛰어넘는 게 목표…그래야 성장 느낀다"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오른손 투수 하영민(29)은 지난 시즌 최하위에 그친 팀에서 한 줄기 빛과 같은 존재였다.
2014년 입단 이후 오랜 시간 불펜에서 뛰던 그는 2024년 붙박이 선발로 기회를 얻어 28경기에서 150⅓이닝을 던지며 9승 8패, 평균자책점 4.37의 성적으로 맹활약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규정이닝을 달성하고 리그 평균자책점 16위에 해당하는 성적을 냈다.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하영민은 "작년에 좋았던 기억을 유지하며 훈련하고 있다. 회복이 빨라 공을 던지는 데 문제가 없고, 몸 상태가 빠르게 올라오는 느낌이라 좋은 기억을 유지한 채 빨리 경기하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하영민이 선발진에서 3선발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면, 키움의 마운드 상황은 훨씬 암울했을 것이다.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키움 선발투수 하영민이 1회에 투구하고 있다. 2024.6.28 [email protected]
그는 전반기에만 6승을 거두며 처음으로 10승 투수에 도전했지만, 시즌 막판 6경기에서는 승리 없이 2패를 기록하며 아쉽게 기회를 놓쳤다.
하영민은 그 원인으로 체력 고갈을 꼽으며 "전반기에는 이닝이 쉽게 지나갔지만, 후반기에는 체력이 떨어져 힘들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체력 배터리 용량을 늘리는 훈련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술적인 변화는 최소화하되 구종 활용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는 "한 단계 성장하려면 체력이 우선이다. 그다음이 부상 방지이고, 마지막이 구종 활용이다. 작년에는 우타자에게 포크볼, 좌타자에게 컷 패스트볼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이를 활용해 타자들이 더 고민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올 시즌 하영민의 책임감은 더욱 커졌다. 지난해 함께 선발진을 지켰던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와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가 팀을 떠났고, 외국인 투수는 케니 로젠버그 한 명만 남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하영민은 "부담은 없다. 작년에도 비슷한 상황에서 초반에 기세를 보였다. 지금 선수들은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우리는 항상 물음표를 깨 온 팀이다. 올해도 똘똘 뭉쳐 작년 초반처럼 기대감을 가지고 하면 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또 '제2의 하영민' 등장을 기대하며 "나처럼 깜짝 등장하는 국내 선발 투수가 나왔으면 좋겠다. 나 역시 자리를 빼앗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후배들에게 다가가는 방식을 두고는 "먼저 다가가지 않는다. 후배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언제든 편하게 와서 말하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알려주겠다'고 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윤하나 전준표 같은 후배들이 먼저 다가와 줘서 고맙다"며 앞으로 더 많은 후배와 교류하길 희망했다.
하영민의 올해 목표는 '작년보다 성장한 자신'이다.
그는 "작년 목표가 150투구이닝과 10승이었는데, 이닝은 달성했으나 승리는 부족했다. 매년 작년을 뛰어넘는 것이 목표다. 올해는 170이닝을 던져야 성장했다고 느낄 것 같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하영민은 후배들에게 "이기는 것이 답이다. 이겼을 때 더 즐거워하고, 패배에 익숙해지면 안 된다. 패배가 길어지면 잘못됐다는 걸 깨닫고 분노할 줄 알아야 한다"고 당부했다.